입국심사를 마치고 공항을 나서니 오전 11시 30분 정도 되었다. 11시간 비행 후라 피곤하긴 했지만 여행 기간 하루를 벌었다는 생각에 기뻐하며 여행을 바로 시작했다.
우리는 차를 렌트하지 않고 택시를 이용했는데, 공항 → 숙소는 한인 택시를, 그 외에는 Lyft(리프트)를 이용했다. 한인 택시는 여러 업체를 알아보고 가장 저렴한 곳으로 예약했다. 원래 한인 택시를 많이 이용할 생각이었는데 리프트가 경제적이고 편리해 리프트를 주로 이용하게 되었다. 한인 택시와 리프트의 장점을 각각 비교해 보았다.
[1] 한인 택시의 장점
<공항에서 숙소로 갈 때 한인 택시를 선택한 이유는>
1) 공항에서 우버나 리프트를 타기 위해서는 셔틀버스를 타고 택시 정류장으로 이동해야 하는데, 한인 택시는 공항에서 나오자마자 바로 가까운 곳에서 탈 수 있다.
2) 요금을 사전에 공지받기 때문에 도로 상황에 따라 생길지 모르는 변수를 맞닥뜨리지 않아도 된다. LA는 출퇴근 시간에 교통체증이 심하다고 한다. (실제로 산타모니카에서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굉장한 traffic jam을 만났다. 택시에서 곯아떨어져 얼마 안 걸린 것처럼 느껴지기는 했지만.)
3) 한국어를 하시는 기사님께 궁금한 점을 편하게 여쭤볼 수 있다. 우리는 한인타운 내 맛집을 여쭈어 보았다.
한인 택시 기사님은 우리가 공항에 도착하는 시간에 맞춰서 공항으로 와주셨다. 입국심사가 오래 걸렸음에도 재촉하지 않고 기다려주셨고, 따로 여쭤보지 않았지만 LA의 현 상황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주셨다. 기사님은 현재 LA에 치안 문제와 차별 문제 등이 심각하고, 날씨 빼고 좋은 게 없다며 회의적인 입장이셨다. 우리에게 안전에 유의할 것을 신신당부하셨다.
[2] Lyft(리프트)의 장점
<주로 Lyft를 이용한 이유는>
1) 가격이 우버나 한인 택시에 비해 저렴한 편이다. wait & save를 선택하면 조금 기다리는 대신 더 좋은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다. (우리는 기다리는 시간과 가격에 따라 wait & save 혹은 standard를 이용하였다. 기다리는 시간은 보통 예상 시간보다 대부분 짧았고 차가 막힐 경우에도 생각 외로 추가 요금이 많이 붙지 않아 경제적이었다.)
2) 약속 시간 제약을 받지 않고 이동이 자유롭다.
3) 어플에 카드를 등록해 결제할 수 있고 팁도 입력할 수 있어서 결제가 매우 편리하다. 도착 전에 미리 팁을 입력할 수도 있다.
4) 구글 맵 앱과 연동이 된다. 구글 맵으로 경로를 찾아 손을 흔들고 있는 아이콘을 누르면 Lyft로 이용 가능한 택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5) 실시간 택시 위치가 화면에 떠서 택시 도착 시간에 맞추어 나가기에 용이하다.
<Lyft 요금(팁 포함, 소수점 첫째 자리 반올림)>
- 한인타운 → 산타모니카 : $30
- 산타모니카 → 한인타운 : $34 (굉장히 많이 막혀서 팁을 많이 드렸다.)
호텔 건물에 있던 한인타운 수제 버거 맛집(Cassell's Hamburgers)이다. 한인 택시 기사님도 추천하셨고 구글 평점도 아주 높다(작성일 기준 별점 4.5). 미국으로 왔다는 사실에 아직은 얼떨떨한 상태에서 체크인을 하자마자 들어간 첫 식당이었고, 첫 주문도 매우 어색하게 했다. 미국에서의 첫 식사와 관련해 몇 가지 기억나는 일들이 있다.
먼저, 이 식당에서는 패티의 굽기를 물어보았다. 우리는 Medium으로 시켰다. 고기 굽기는 아주 만족스러웠다.
식당 직원이 영어를 그렇게 빨리 말할 줄 몰랐다. 한 문장을 한 단어처럼 말하는 속도에 매우 당황스러웠다. 보통 저렇게 빨리 말하는구나..
모든 직원이 매우 친절했다. 말을 잘 못 알아들어서 두 번, 세 번 물어보는데도 친절하게 응대해주었다. 자연스러운 친절함이 고마우면서도 낯설게 느껴졌다. 친절해야 하기 때문에 친절한 것이 아니라, 친절하고 싶어서 친절한 느낌이랄까.
햄버거 맛은 아주 좋았다. 고기의 육향이 매우 진해 첫 입을 베어 먹자마자 감탄이 나왔다. 아주 맛있었지만 한식 입맛에 길들여져 있는 나는 같이 나온 채소가 없었으면 다 먹지 못했을 것 같다. 점점 느끼함이 올라오는 건 어쩔 수 없나 보다. 햄버거 하나로 이렇게 배가 부른 것도 처음이었다.
산타 모니카는 예상했던 대로 산타 모니카 피어(Santa Monica Pier)보다 쇼핑몰 있는 쪽(다운타운)이 분위기가 더 좋았다. 구름이 한 점도 없어서 햇살은 뜨거웠지만 바람을 시원했고, 깔끔한 거리와 상점, 곳곳에 있는 나무들이 지금 우리가 여유롭게 여행하고 있다는 사실을 계속해서 알려주고 있는 듯했다.
아마 여유로운 기분을 극대화시켜준 건 여유로운 사람들의 모습이 아니었을까. 야외에서 느긋하게 식사하는 사람들, 체스를 두는 사람들, 거리에서 연주하는 사람들, 그 모습을 감상하는 사람들 그리고 음악에 맞추어 춤추는 사람들, 그 여유 안에 있어서 좋았고, 또 그들의 여유가 부럽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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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설면서도 기분 좋은 하루였다. 시차 적응을 전혀 하지 못한 상태에서 바로 여행을 시작해서인지 택시를 타면 잠이 들곤 했지만 저녁으로 먹은 뜨끈한 칼국수는 긴장된 몸을 풀어주는 것 같았고 편안한 호텔 침구에서 기분 좋게 잠들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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